[가제] 시대를 역행하는 우리의 교육현장: 특수학교 증설에 대하여 (1장)

Ⅰ. 서론

1. 사회적 현상 제시

최근에도 뉴스 보도나 SNS를 통해 머리띠를 두른 부모들이 거리에서 특수 학교 신설을 요구하거나, 이를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간절히 호소하는 장면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풍경은 단순히 자식을 위한 교육 시설의 확충 요구 여부를 넘어, 우리나라에서 장애를 가진 학생의 교육을 둘러싼 갈등과 긴장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세계장애인권리협약(UN CRPD)은 각국에 특수학교의 비중을 줄이고 통합교육(inclusive education)체제를 강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적 흐름이자 포용적 교육을 위한 기본 원칙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여전히 이와는 상이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2. 현황과 통계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특수학교는 총 195개교이며, 재학생은 약 3만 명이다(교육부·국립특수교육원 특수교육통계, 2024). 이는 전체 특수교육대상자 11만 6천여 명 중 약 25%에 해당한다. 학교 설립 유형을 보면 국립 5개, 공립 97개, 사립 90개로 구분되며, 지역적으로는 경기도(38개교), 서울(32개교), 부산(15개교) 순으로 분포한다.

3. 국제 비교

물론 특수교육의 제도와 운영 방식은 국가마다 다르다. 그러나 많은 영어권 국가에서는 특수교육의 주된 장이 일반학교 내의 통합학급이나 특수학급으로 마련되어 있는 반면(출처), 우리나라는 인구 규모와 학생 수를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학생들이 여전히 분리된 특수 학교에 재학 중인 셈이다. 이는 국제적 포용교육의 추세와 일정한 간극을 보여준다.

4. 문제제기

지난 수십 년간 우리 사회는 장애인 권리와 복지 수준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루었다. 정부 차원에서도 장애인권리협약 비준과 더불어 특수교육 종합계획을 수립하며 통합교육 확산을 정책 목표로 삼아왔다(출처).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여전히 많은 부모들은 거리로 나와 특수학교 신설을 요구해야 하는가? 왜 그들은 지역 주민 앞에서 머리 숙여 자녀의 교육권을 호소해야 하는가?

5. 연구목적 및 연구질문

본 연구는 이러한 현상에 주목하여, 부모들이 자녀를 일반학교가 아닌 특수학교에 보내고자 하는 경험과 그 배경을 탐구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 특수학교가 장애학생과 가족의 기대에 어떻게 부응하고 있는지를 검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질문을 설정한다.

  1. 부모들은 어떠한 경험과 이유로 자녀의 특수학교 진학을 희망하는가?

  2. 특수학교는 실제로 그 기대에 부합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가?


Ⅱ. 연구 설계

1. 철학적 가정

본 연구는 장애와 특수교육을 둘러싼 사회적 현상을 단순히 개인의 특성이나 기능적 결함으로 환원하지 않고, 그것이 제도적·문화적 맥락 속에서 구성되고 의미화된다고 보는 비판적 장애학(Critical Disability Studies)의 관점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철학적 가정은 연구 참여자의 경험을 해석할 때, 그것을 개인적 차원에 국한하지 않고 구조적 요인과 권력 관계 속에서 이해하려는 입장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사회구성주의(constructivism)와 해석학적 패러다임(interpretivism)을 근간으로 삼으며, 연구자의 역할 또한 객관적 관찰자가 아니라 의미의 공동구성자로 설정된다.

2. 연구 접근방법

이 연구는 특수학교 설립 요구라는 현상과 관련된 부모들의 경험과 의미 부여 방식을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질적 연구 방법론을 선택하였다. 특히, 내러티브 탐구(narrative inquiry)와 현상학적 접근(phenomenology)의 요소를 결합하여, 부모들이 겪는 개인적 서사와 그 안에서 드러나는 공통된 의미 구조를 함께 조망하고자 한다. 내러티브 탐구는 부모들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과정을 통해 삶의 맥락과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게 하며, 현상학적 접근은 그 이야기들 속에 내재한 본질적 의미를 탐구하는 데 기여한다.

3. 자료 수집 절차

자료 수집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된다.

  1. 연구 참여자 선정: 특수학교 신설 요구 운동에 참여했거나, 특수학교 진학을 위해 지역사회 내 갈등을 경험한 부모를 중심으로 목적 표집(purposive sampling)을 실시한다.

  2. 심층 면담(in-depth interview): 반구조화(semi-structured) 질문지를 활용하여 1인당 2~3회 심층 면담을 진행하며, 부모가 자신의 경험을 자유롭게 서술할 수 있는 서사적 인터뷰 방식을 택한다.

  3. 문서 및 자료 분석: 언론 기사, 청원문, 지역사회 회의록 등 부모들의 요구와 관련된 2차 자료를 보조 자료로 수집하여, 면담 내용과 교차 검증(triangulation)한다.

4. 분석 절차

수집된 자료는 질적 주제 분석(thematic analysis)과 내러티브 분석(narrative analysis)을 병행하여 처리한다. 구체적으로는,

  1. 전사 및 초기 부호화(open coding): 면담 자료를 전사한 후 의미 단위별로 개방 코딩을 실시한다.

  2. 범주화와 주제 도출(axial coding):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패턴과 주제를 범주화하고, 경험을 구조화하는 핵심 범주를 도출한다.

  3. 내러티브 맥락화: 도출된 주제를 참여자의 삶의 이야기 속에 맥락화하여, 경험이 어떤 사회적·제도적 조건 속에서 구성되는지 분석한다.

  4. 해석과 성찰: 연구자의 위치성과 편견을 성찰하면서, 부모들의 서사가 갖는 사회적·정책적 함의를 도출한다.



UNCRPD 보고서

교육부/국립특수교육원 특수교육통계, 2024 https://kess.kedi.re.kr/mobile/publ/view?itemCode=02&menuSeq=0&publSeq=2&searchYear=2024&survSe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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